Again 1917/예산교회 재건일지

2017/08/24 생태적 교회가 된 예산교회(?)

대한성공회 예산성당 2018. 4. 7. 16:41

 

2017년 8월 24일 대학원 2학기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올해 폐쇄된 예산교회에 사진이라도 찍어놔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산교회는 현재 제가 출석하는 교회의 주임사제인 김현근 신부님의 첫 부임지였습니다.

올해 2월로 임시폐쇄가 결정된 것을 안타까와 하시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예산이란 도시는 제게는 그리 낯선 곳이 아닙니다.

집사람의 고향이 합덕이고 이곳을 가려면 예산 당진간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항상 예산을 거쳐서 가야 했으니까요.

그렇게 10년 가까이 예산을 거쳐서 처갓집에 다녀왔습니다.

조그만 소도시이지만, 오랜 역사성을 간직한 아담한 도시로 기억합니다.

 

예산에 진입해서 교회를 가기까지 큰 개신교 교회들을 지나쳐왔습니다.

개신교 교회들은 어쩌면 하나같이 건물들이 크고 웅장할까요?

같은 시작과 다른 결과를 보며 적잖이 속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예산교회에 도착하니 붉은 버건디 색상의 아담한 교회를 만났습니다. 

개신교 교회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입지 조건이나 교회 건물 상태가 양호해보였습니다.

신명유치원 건물과 마당을 포함하면 대지면적도 제법 큰 편이더군요.  

 

사제가 떠난 교회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으니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겠지요.

올해로 100주년이 되었는데 아무런 축복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된 성당을 보니

이것이 우리 성공회의 현실인가 싶은 씁쓸한 생각을 금할수 없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발걸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왜 교회가 이리 되었을까? 어떤 방법이 없을까...

돌아오는 발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 없었습니다.  

 

 

 

  예산성당은 예산초등학교로 내려가는 길 옆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예산성당과 부설 신명유치원이란 이정표가 여전히 세워져 있다.

건물 전면에 십자가가 다소 어색하게 장식되어 있고 붉은 색 페인트를 칠하였다.

 

 

 

 

교회 옆으로는 작은 소로길이 있고 교회건물은 하얀색 철망으로 둘러져있다.

 

 

 

 

담장에 누가 그렸는지 모를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특이한 것은 창문 벽면이 일반적인 형태가 아니라 비스듬하게 세워져있다.

채광이 독특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담장 철망을 하다가 말았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신명유치원의 모습이다.

역사적으로는 90년된 유치원이고,

예산지역에 있어서 신명유치원은 상징적인 교육기간이기도 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제법 키가 자란 잡초들이 반겨주었다.

 

 

 

 

 

마당이 제법 넓은 편이다.

 

 

 

성당 입구은 방부목으로 만들었다.

문이 잠겨 있어 실내를 볼수는 없었다.

 

 

 

 

성당과 담장 사이에는 이렇게 샛길이 있다.

잘 가꾸면 아름다운 길이 될수도 있을텐데 잡초가 점령해버렸다.

 

 

 

 

 

신명유치원도 올해 90주년이 되는 해인데 3월에 폐원되었다.

대한성공회는 초기에 '신명', '진명'이란 이름의 사립학교들을 많이 세웠다.

이 신명유치원은 그런 이름의 마지막 남은 학교이기도 하다.

이러한 성공회의 역사를 어디서 관리하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