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 /약함의 신학

"달려요. 조세핀!"

대한성공회 예산성당 2018. 10. 14. 00:46

 

 자신의 필요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갔던 그녀는 지금도 천국에서 운전대를 잡고 계실 것이다. 

 

노정빈 선교사님은 영국성공회 어머니연합회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되어 60년대와 70년대 대전교구 선교에 많은 기여를 하고 가신 분입니다. 대한성공회 60~70년대의 사진자료들은 대부분 노정빈 선교사의 촬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그녀는 수많은 교회들을 방문했고 어려움에 처한 많은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선교사님이 끌고 다니셨던 랜드로버 차량은 그녀의 상징과도 같았는데 이는 김요한 주교님의 자서전에도 나와 있습니다.

"노정빈씨는 여러가지 물건을 싣고 차량(랜드로버)을 직접 운전하여 황지에 오곤했는데, 서울에서 황지까지의 도로는 한국에서도 험악하기로 이름난 길이다,(현재는 다르지만) 특별히 황지지역에 다다르게되면 그 정도가 대단한 것이다. 관광길이 아니라 석탄을 실어나르는 트럭이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길이다. 꼬불꼬불한 급회전 도로이며, 여름비로 진흙탕이 되기도 했고 겨울에는 눈과 얼음으로 위험했다. 더구나 광산촌에서의 좁은 길에서 마주 오는 트럭을 만날때는 정말 난처하기 이를데 없는 경우가 된다. 노정빈씨는 어느날 밤 광산촌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왔다.그 아기 어머니가 출산하다가 숨졌다는 연락을 받고 그 아기를 데려온 것이다. 정성껏 보살피다가 얼마 후 어느 천주교 신자의 가정에 입양시킨 일이 있다."

대전주교좌교회에는 선교사님이 자비로 지은 개인사택 건물이 여전히 있습니다. 근 2년 간 방학이면 틈틈이 수리를 해왔는데 최근에 교회에서도 돈을 들여 리모델링을 완성했습니다. 사택을 수리하면서 그녀가 살았던 삶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교인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이 사택을 '노정빈 기념관'으로 이름 붙여지기를 소망해봅니다. 

예산교회에도 방문하신 노정빈 선교사님은 그 발자취가 사진으로 남겨져있습니다. 바로 폐허가 된 예산성당에 세워진 차량사진과 새로운 성당의 축성 이후에 방문한 단체사진이 그것입니다. 전국을 누비며 17년 간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신 노정빈 선교사님은 1998년에 77세의 나이로 하느님의 품에 안겼습니다. 대전주교좌성당에서는 해마다 10월 30일은 노정빈(Josephine Roberts) 여사의 별세기념성찬례로 드리고 있습니다. 별세한 선교사님의 영혼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평안히 쉬기를 기도합니다.

 

교회방문을 마치고 떠나는 것으로 보인다.

 

집무실과 사진자료들

 

 

사택앞에서 노정빈 여사

 

폐허가 된 예산교회에 세워진 랜드로버 차량

70년대 방문한 노정빈 여사와 예산교회 어머니연합회 일동



아래는 최근에 입수한 노정빈 여사의 영국에서의 말년 모습입니다.


일제시대 발행된 용산역을 배경으로 한 엽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