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 /약함의 신학

"기어코 이루어질지어다."

대한성공회 예산성당 2018. 5. 12. 20:31

 

 

 

 

최근 판문점 회의를 통한 남북간의 화해의 분위기로 통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문득 사진 한장과 아름다운 기사글이 떠올랐다.    

 

이 사진은 기자의 요청의 의해 38선을 배경으로 아들과 수행비서와 함께 촬영된 사진이다.   

 

김구선생은 1948년 남북지도자 연석회의를 참여하기 위해 평양으로 떠났다. 

 

해방공간의 어지러운 상황에서 분단만은 막아보려 했던 민족주의자들은 하나 둘 사라져갔다.

 

김구 선생의 방북행을 보도한 기자의 글은 아름다운 시에 가까운 처연함이 스며있다.   

 

 

 

 

“혁명가 김구씨는 기어코 38선을 넘었다. 때는 6시 45분.

 

너웃너웃 저물어가는 황혼 속에 한발 한발 넘어서면 멀리 바라다 보이는 곳이여.

 

역 정거장 녹슨 철로 위로 오지도 않는 기차를 기다리는

 

[시그널]의 붉은 등불이 눈물 속에 아롱거린다.……

 

고요한 38선에 스미는 듯 어둠의 장막이 내려왔다.

 

이북 마을에 등불이 반짝인다.

 

달이 뜨고 하늘도 별도 반짝인다.

 

기어코 이루어질지어다.

 

남북회담 성공을 상징하는 희망의 별인가,

 

김구씨가 떠난 하늘 아래로 별은 반짝인다.”

 

- 조선통신사 특파원 유중열, 38선발: {우리신문} 1948.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