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斷想) /약함의 신학

5월 광주 , 그 야만과 희망의 교차점에서

대한성공회 예산성당 2018. 5. 12. 21:26

 

 

5.18이 다가오고 있다.

 

1980년대 만큼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정에서 희망과 절망이 엇갈린 해가 있었을까

 

1979년 박정희가 피살되고 많은 사람들은 바로 민주주의가 실현되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1980년을 '서울의 봄'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그 해 봄을 넘기기도 못하고 이 나라는 다시 겨울공화국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

 

광주는 바로 그 희망과 야만이 교차하는 자리에 놓여 있었다.

 

우리는 1980년 5월 18일 부터 27일까지 광주와 그 주변지역에서 벌어진 야만과 양심의 싸움을

 

광주민중항쟁, 광주민주화운동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1980년 5월의 광주에게 민중항쟁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기까지 20여년을 싸워야했다.  

 

1980년 죽음속으로, 어둠속으로 해방광주는 사라졌지만 불사조처럼 살아 우리앞에 우뚝 서 있다.

 

 

 

 

우리들의 아버지는 어디로 갔나

우리들의 어머니는 어디서 쓰러졌나
우리들의 아들은

어디에서 죽어 어디에 파묻혔나

우리들의 귀여운 딸은

또 어디에서 입을 벌린 채 누워있나

우리들의 혼백은 또 어디에서

찢어져 산산이 조각나 버렸나


하느님도 새떼들도
떠나가버린 광주여
그러나 사람다운 사람들만이
아침 저녁으로 살아남아
쓰러지고 엎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우리들의 피투성이 도시여
죽음으로써 죽음을 물리치고
죽음으로써 삶을 찾으려 했던
아아 통곡뿐인 남도의
불사조여 불사조여 불사조여

-김준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