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슬로시티에서 바라본 임존성의 모습
6월 30일로 인턴십을 끝내고 본 교회로 복귀했다.
국내 인턴십 기간을 대부분 예산교회에서 기거하면서 지냈다.
함께 내려온 용성 형은 초기에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서울로 올라갔고,
두 달 반 가량을 혼자 성당에서 지냈다.
한 달은 예산 슬로시티이 직원이 되었고, 한 달은 성당 관리에 집중했다.
낮에는 노동을 하고 저녁에는 인터넷 때문에 인근 커피숍에서 재건 일지를 기록했다.
예전 신자분들과 예산지역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누수로 수도를 쓸 수가 없어 고생했던 기억을 제외하고, 예산에서 보낸 시간들은 유익한 경험이었다.
많은 소리를 들었다.
지나가며 교회가 다시 하느냐 묻는 행인들, 신명유치원 출신 초등생들의 방문,
떠난 신자들의 아쉬워하는 소리들...
또한 나는 들었다.
조용호 신부의 예산교회를 향한 안타까운 기도와
오래된 사진으로 존재하는 예산교회 신자들의 찬양소리들도 들었다.
예산에서 보내며 느낀 생각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무엇이었을까?
홈페이지에서 적었듯 그것은 '기억과 재생'이었다.
과거를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오늘, 현실에서 다시 재생하는 것이었다.
그리스도교는 기억의 역사이다.
기억은 과거를 끄집어 내 다시 오늘로 현재화하고 것이고, 미래의 약속에 희망을 두는 것이다.
내가 들은 소리는 신비주의적 체험이 아니라 역사를 바라보는 의지적 해석이다.
비록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지라도 다시 부흥을 꿈꿨던 임존성의 신학이다.
방학기간과 2학기에도 주기적으로 성당을 돌보겠지만 막상 성당을 떠나려니 발길이 무겁다.
당분간 풀 뽑아 줄 사람이 없을 것 같아, 어제 마지막으로 제초제를 뿌려주었다.
다시 보자꾸나. 예산교회.
안녕~
* 예산에 머무는 동안 소중한 벗이 되어주시고 기도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대흥슬로시티 박효신대표님, 김기선 문화해설사님, 김보람 청년, 서영수 안골교회 목사님, 김진희 사모님, 안골교회 신자들, 최성훈 목사님,
또한 멀리서 함께 기도해준 신학동지 남우희 부제. 김두승 부제, 신대원 성직과정 동기들,
성공회 역사료관 박정숙 모니카님, 신대원 석사과정 이은민 비비님, 윤옥님
예산교회 출신 유명희 신부님, 신자이셨던 당진교회 이경희 클라님, 임정순 베로니카님, 김귀희 마리아님,
대전주교좌교회 차승렬 디모데님, 청년부 이지영 로렌스님, 김상준 사무엘님
꽃씨를 뿌려 작업한 채송화가 꽃이 피었다.
모든 기다림에 꽃이 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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