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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약함의 신학

설령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지라도...

 

 

 

배밭을 매다가 고개를 드니 멀리 임존성이 구름에 쌓여있다.

멸망한 왕조와 승산없는 미래,

그들은 그곳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승자의 역사만이 강조되고 패자의 역사는 은폐된다.

허나 역사의 긴 흐름에선 영원한 것은 없다. .

성공이나 실패도 찰나의 시간일뿐.  

 

예산성당의 100년의 기록은 패자의 역사일까? 

교회는 종말의 시간을 살아가는 가시적 모임이며

소멸을 향해가는 운명론적 공동체다.

 

실패의 역사라도 찾아내고 기억하는 일, 

굳이 부흥을 꿈꾸지 못할지라도

이곳을 서성거리는 것은 

천년이 하루같은 그분의 시간안에 있기 때문이다.  

 

멀리 백제 부흥운동의 슬픈 역사, 임존성이 말한다. 

"설령 아무도 기억하지 않을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