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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약함의 신학

2018년을 돌아보며, "약함이 곧 강함입니다." 2017년 10월 19일, 성공회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우회의 '예산교회 100주년 저녁기도회' 2018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1년 간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2017년 10월 신학대학원 신학생들이 100주년 기도회를 드리고, 12월에 예산교회를 재건하기로 의결하였습니다. 심규용 안토니오 신학생이 예산교회 재건을 담당하였고 1년간 예산교회를 돌보았습니다. 무엇하나 변변하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지난 1년 간 이곳을 향한 하느님의 뜻을 확인하게 된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해외인턴십을 마치고 4월에 예산교회로 내려와 성당 환경을 정비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박용성 신학생이 허리를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누수가 심해서 두 달간 인근 공원에서 물을 길어다 사용하기도 .. 더보기
신명유치원의 가을 2017년 3월에 공식적으로 유치원이 폐원되었으니 이제 2번째 가을이 왔습니다. 누군가 심었을 유치원 화단에 올해도 국화가 예쁘게 피어났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가끔 물밖에 준게 없는데 이렇게 예쁘게 꽃을 피우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수고도 아니하고 길쌈도 아니하는데 저절로 피어난 꽃을 보니 천부의 은총을 새삼 깨닫습니다. 유치원 간판도 병아리 색인데 국화도 노란색이라 더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이곳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가을의 한편을 장식하는 저 꽃들처럼 누군가의 기쁨이 되는 존재로 성장하기를 기도해봅니다. 더보기
사라진 북한의 성공회 교회들 초기 성공회 성당들의 특징은 조선의 한옥 건물을 그대로 사용했다는데 있다. 기존 한옥을 매입하거나 새로 지을때도 몇몇 성당을 제외하고는 한옥으로 건축하였다. 이는 선교자금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강화도의 성당이나 중부지역의 신축한 성당들도 서양식 건물이 아닌 한옥이나 혹은 벽돌과 기와의 절충형 형태로 지어졌다는 점을 볼 때, 당시 성공회가 가지고 있었던 토착화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선교는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문화와 관습에 대한 존중에서부터 시작한다. 얼마나 많은 서구의 교회들이 제국의 종교와 문화를 강요하고 이식했던가 지금은 사진으로만 남은 북한 성공회 교회들의 수수한 모습에서 토착화된 종교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더보기
"달려요. 조세핀!" 자신의 필요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갔던 그녀는 지금도 천국에서 운전대를 잡고 계실 것이다. 노정빈 선교사님은 영국성공회 어머니연합회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되어 60년대와 70년대 대전교구 선교에 많은 기여를 하고 가신 분입니다. 대한성공회 60~70년대의 사진자료들은 대부분 노정빈 선교사의 촬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그녀는 수많은 교회들을 방문했고 어려움에 처한 많은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선교사님이 끌고 다니셨던 랜드로버 차량은 그녀의 상징과도 같았는데 이는 김요한 주교님의 자서전에도 나와 있습니다. "노정빈씨는 여러가지 물건을 싣고 차량(랜드로버)을 직접 운전하여 황지에 오곤했는데, 서울에서 황지까지의 도로는 한국에서도 험악하기로 이름난 길이다,(현재는 다르지만) 특별히 황지.. 더보기
황지선교와 대천덕 그리고 태백교회 개신교에서 강원도 태백이란 도시는 예수원을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예수원의 역사는 60년대 성공회 대전교구의 탄광선교와의 인연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성공회 사제이셨던 대천덕 신부님은 김요한 주교님의 사회선교의 일환으로 강원도 태백의 황지 탄광촌 선교를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강원도 황지선교는 성공회 사회 선교 역사에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쉽게도 이 역사는 김요한 주교님의 자서전과 약간의 사진자료, 성공회 신문에 근거한 기록만이 있을뿐, 당시 선교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알 수 없습니다. 당시 두 영국인 간호사의 의료선교나 이동진료소, 학교 교육, 젖소 분양 사업등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정리한 역사는 아직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이것을 논문으로 정리해보려고 했으나, 당시 상황을 고증해줄.. 더보기
2018/10/02 함께 드린 101주년 저녁 성무일과 화요일 독서모임은 101주년 저녁기도회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멀리서 로렌스 형제가 와서 함께 해주었습니다. 비록 작은 모임이지만 101주년을 교우들과 함께 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함께 성가를 부르고 독서를 낭독하고 짧게 복음서의 내용과 성당의 앞날에 대해 나누기도 했습니다. 마리아님이 센스있게 101주년 케익을 준비해오셨습니다. 그리고 지영씨가 독서모임의 커피를 위해 오리지널 바닐라 시럽을 선물했습니다.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더보기
2018/10/01 혼자드린 101주년 저녁 성무일과 10월 1일 예산성당이 10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작년 100주년에는 10월 19일 날 신학대학원 성직과정 신학생들이 함께 내려와 성당을 청소하고 저녁기도회를 가졌습니다. 올해는 바쁜 신학생들이 내려오기보다는 독서모임분들과 함께 드리는 것이 의미있을 것 같아 자체적으로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오늘이 축성기념일인지라 혼자서 저녁기도회를 주님께 드렸습니다. 인근에 있는 들판에서 꽃을 꺽어다가 주님께 봉헌도 드렸습니다. 들의 꽃들도 입히시는 주님의 은총을 생각하며 이 성당도 하느님의 은총을 받기를 소망해봅니다. 주님께 예산성당축성 연도를 바칩니다. " 이 아름답고 거룩한 곳에서 하느님께 감사합니다. 영원하신 하느님, 지극히 넓은 하늘이라도 주님을 모실 수 없으니 하물며 인간의 손으로 만든 성전은 더욱 그러.. 더보기
낡은 것도 빛을 낸다. 대전역 중앙시장 골동품 가게에서 낡은 남포등 하나를 샀다.에누리없는 7천원을 내고 가지고 남포등 녹이 슬어 녹가루가 떨어지고 유리에도 때묻은 세월의 흔적이 가득하다. 털고 닦고 심지를 잘라주고 오일을 넣고 불을 댕기니 제법 불빛을 낸다. 문득 낡은 것에 대한 애착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는가? 낡은 것들도 사랑을 주면 다시 불빛을 낸다. 그리스도의 주변에도 신상은 없었다. 번듯하게 큰 예배당이 부러울게 없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