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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斷想) /약함의 신학

다이소표 하느님

둘째 딸이 한동안 다이소 사랑에 꽃힌 적이 있었다.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물품들이 녀석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결국 저렴한 품질에 실망하기전까지 다이소는 둘째의 전용 쇼핑센터였다.

 

오래 쓸 물건들이 아니라면 생활에 요긴한 물품들이 있어 가끔 들리곤 한다.

여기에서 성당에 쓸만한 성물을 몇 개를 골랐다.

안타깝게도 예산성당에서 쓰던 성물과 성구들은 다른 교회에서 가져갔다.

 

우선 임시라도 구입한 물품은 유리 성합과 성수그릇이다.

그래도 유리공예의 나라 터키에서 건너온 물건이다.

심지어 성수잔은 색깔을 절기별로 적색, 자색, 녹색, 흰색으로 바꿀수도 있다.

 

전례용품들은 '전례'자만 들어가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진다.

하느님을 공경하는 마음에는 싸구려도 명품도 없다.

저렴한 것을 즐겨 받으시는 다이소표 하느님이 여기 계시다.

 

 

 사진에 보이는 유향이 유일하게 남은 성물입니다.  

역사가 스며져있는 성물들을 다시 되찾기를 바래봅니다. 

 

 

 

 성당 축성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성수축문,

아크릴지언정 페인트 묻은 건 긁어내고 잘 보존해야할 예정입니다.

 

 


 

 다이소표 성수그릇, 정한수 떠놓고 기도하던 어머니의 마음이 생각납니다.